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채사장 지음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40가지 눈부신 이야기"
1.자아의 주관적 세계 : 지평(horizon)
나는 내가 해석한 세계에 갇혀 산다
그러므로 만남이란 놀라운 사건이다. 너와 나의 만남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넘어선다. 그것은 차라리 세계와 세계의 충돌에 가깝다. 너를 안는다는 것은 나의 둥근 원 안으로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하는 것이며, 너의 세계의 파도가 내 세계의 해안을 잠식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 이것이 사랑하는 이를 만난다는 행위의 진정한 의미다. 이제 그의 지평으로 침투해 들어와서 결국 나의 세계와 겹쳐진다. 나는 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기존의 세계에는 없던 신비하고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 나는 그가 먹는 것을 먹고, 그가 하는 말을 따라 하며, 그의 세계를 받아들인다.
=>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의 세계가 오는 것.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가 생각났다.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상대방이 내 인생에 침투하기를 받아들여버린 지금, 이걸 견뎌내기가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어서 그런가 마음 깊숙히 와닿았다. 그렇지 나만 버거운건 아니겠지 하는 안도감도 따라왔다. 어쨌거나 우리는 서로의 지평 너머로 침투하고 있다.
2.낡은 벤치를 지키는 두 명의 군인이야기
- 경계근무를 서고 있습니다!
- 군인들에게 휴식공간을 주기 위해 만든 벤치를 페인트칠하고, 페인트가 마를때까지 못 앉게 한다는 것 시작이었다. 벤치 옆을 지키는 것은 부대에서 해야하는 일이 되어버렸고, 부대장이 바뀌면서 이유도 모른채 일은 계속 이어진다. 2인1조로 경계를 서라는 지시에 낡은 벤치를 2명의 군인이 지키고 있게 된다는 이야기.
- 사회적 담론 속의 비합리성
- 종교, 전통, 관습, 윤리가 거짓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 거대한 진리 속에 무수히 많은 오해와 우연이 섞여 들어가 있다는 말이다.
- 당신이 심리적 위안보다 진실의 이면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의심해봐야 한다.
=> 회사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내가 이 일을 왜하지? 싶어도 전부터 해왔으니까 하는 일들.. 특히 내가 있는 집단은 그런 일이 정말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쉽게 그 일을 파헤치고 없애버릴 수도 없다.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을까봐, 그 일을 그만뒀다가 문제가 생길까봐, 혹은 지금까지 해 온 일이 아무의미없다는걸 밝혀내기가 껄끄러워서 등등...
눈치빠른 나는 대부분 이런 일을 빨리 캐치해내지만 주로 덮어버리곤 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하겠지.. 하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꼭 내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이런 일이 사회적 발전, 집단의 발전 뿐 아니라 내 발전도 막고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이면을 한 번 파헤쳐봐야하나.. 아마도 내년에는...?
3. 책을 읽는다는 것
책 안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나이와 연륜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나는 너무 어릴 때부터 책을 읽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왜냐하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어를 따라가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을 펴고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글을 깨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체험이 필요하다.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한글이 아니라 선체험이다. 우리는 책에서 무언가를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우리가 앞서 체험한 경험이 책을 통해 정리되고 이해될 뿐이다.
=> 내가 좋아하는 책/영화/드라마를 여러번 보는걸 선호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내가 재밌게 본 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도 그랬다. 몇년이 지나고보면 전에 봤을때와는 다른 장면이 보이고 다른 인물에 공감했다. 내가 그 사이에 경험한 것들이 매개체를 통해 정리되고 이해됬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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